한국기독교를 최악의 사태로 몰아갔던 한기총 사건 당사자 길자연-이광선 두 사람이 지난 12일 “한국 교회를 위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돌연 합의안에 이어 개혁안을 공개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합의에 대해 뭔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합의와 이어 공개된 개혁안은 한기총 사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왜곡된 조항들로 가득했고 직무대행이 공개한 한기총 정관개정안과도 상당 부분 반하고 있어, 개혁을 위한 합의가 아니라 ‘기득권’ 유지를 위한 일종의 ‘야합’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길-이 두 사람의 2차 공동성명서에 간략하게 담긴 개혁안은 대표회장 선출방식을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증경대표회장의 권위와 순수한 자문역할 강조 △대표회장 2년 단임제-피선거권 제한 철폐 △총회에서 민주절차에 의한 자유경선 선출 △1차 투표 과반수 없을 시 다득점자 결선투표 △불법금권선거 원천 봉쇄 및 발본색원 영구제명 등이다.

겉으로 보면 금권선거를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혁의 ‘진실성’이 의심되는 부분을 상당부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첫 번째 합의발표 후 개혁 합의안이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합의에 뒷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두 사람의 갑작스런 합의로 한기총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범대위 측은 이광선 목사의 사전 협의 없는 돌출 행동으로 오히려 한기총 사태의 해결이 아니라 제 2의 금권타락의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범대위 인사들은 지금도 “길자연 목사는 사퇴해야 하고 인준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본안소송 역시 개인 명의로 제기한 것이며, 이광선 목사의 합의가 결코 소송 취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혹시라도 불법선거에 의해 당선된 자의 인준이 통과 된다면 전국의 기독교개혁연대와 시민단체들과 함께 한기총 해체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개인 명예훼손에 대한 소송도 한기총과 관계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지금은 대표회장의 자격을 상실해 버린 “문제 당사자들이 합의할 것이 아니라”며 사건의 책임을 지고 두 사람은 교계에서 자숙하는 태도를 보이며 물러나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한기총의 개혁은 두 사람의 야합에 의해서가 아니라 직무대행과 교단장들이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