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를 통해 ‘네거티브’란 말이 보편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네거티브’란 한마디로 무조선 부정적으로 본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조건 낙관적으로 보는 ‘포지티브’와는 정반대다. 엄밀히 말하자면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를 뜻하기도 하는데 선거판에서 ‘네거티브’란 상대를 비방할 때 쓰는 전술이기도 하다.

네거티브를 흔히 ‘흑색선전’이라고도 하고 ‘비방’, ‘비밀선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주로 전쟁에서 적국의 국민이나 군인으로 하여금 전의(戰意)를 상실하게 하거나 사기를 저하시켜 정부나 군대를 불신하게 함으로써 국민과 정부, 군대와 국민 간을 이간할 목적으로 행한다.

유령단체의 이름이나 타 정부· 타 단체의 이름을 도용하고, 출처를 밝히지 않고 실시하는 비합법적인 선전이다. 6.25전쟁 때 혹은 전후로 하여 해방정국에서 주로 좌익 빨치산들이 써 먹던 방법이다. 특히 여순반란사건 때 대한민국의 토지개혁이 지지부진해진 틈을 타서 ‘북쪽은 이미 이러이러했다더라...’식의 선전선동술이 먹혀들었고 광주사태 때도 일부 정체불명의 사람들은 ‘경상도 사람들이 전라도 사람들을 다 죽이러 왔다’고 선전하며 다녔다. 또한 지난 1980년대 주사파 운동권(주로 N.L)들은 ‘북한이 지상낙원이고 6.25는 북침’이라고 가르쳤다. 물론 브루스커밍스 같은 수정주의자들의 의견을 빌어 ‘남침유도설’을 가르치기도 했지만 맥락은 북침이었다. 이러한 기조는 선동적 정치인 유시민의 저서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통해서 적나라하게 세계의 모든 역사를 제국주의의 조작으로 몰고 가는 누를 범하더니 결국 좌파 10년 동안 교과서까지 뜯어고치고야 말았다.

한마디로 ‘네거티브’의 진위를 떠나서 일단 ‘아니면 말고’식으로 터뜨리는 데는 좌파 이상 없다는 점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SNS가 발달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지난 촛불시위 때도 좌파들은 미국 쇠고기 먹으면 뇌에 구멍이 난다는 식으로 사이버상에 퍼뜨리기만 했던 것이다.

문제는 좌파의 ‘네거티브’관이다. 그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서도 이중적 잣대로 ‘네거티브’를 이용했다. 다시 말하면 자신들의 치부가 들어나면 무조건 ‘흑색선전’과 근거 없는 비방으로 몰아갈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의혹은 무조건 ‘네거비트’를 ‘팩트’로 만들어 버린다는 점이다. 그것도 좌파연예인들을 총동원해서 문제를 확대재생산 해낸다.

사실 지난 잃어버린 10년 동안 좌파연예인들은 ‘소셜테이너’라고 불리며 무소불위로 군림했다. 오죽하면 그들이 진행자로서의 자질이 의심되어 경질이라도 되면 ‘정권의 압박’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네거티브는 아주 단순하고 모순점도 많아서 40대 이상은 설득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주로 2-30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그 특징이다. 이를테면 박원순씨의 경우 도요타재단에서 6억원을 받았고 그의 부친이 경남 창녕에서 ‘정신대 모집책’이었다는 얘기가 들려왔는데도 사이버 상에서는 그 토론이 활발했지만 정작 당사자는 침묵으로 일관했고 오히려 ‘친일파가 친일파로 몬다’는 식으로 비방만 하면 순식간에 그 의견을 제시한 사람이 ‘친일파’의 누명을 쓰게 되는 구조인 것이다. 심지어 어떤 네티즌은 ‘박원순이 직접 모집한 것도 아닌데 연좌제로 몰지 말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폈다. 만일 한나라당의 후보가 그런 의혹을 받았다면 아예 창녕으로 내려가 연일 시위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온갖 사실검증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한 사실 자체가 결국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게다가 인터넷 방송이나 일반 방송을 총동원해서 소셜테이너들이 노래 한곡 부르고 젊은이들과 춤 한번 추면 완전히 네거티브를 믿게 되는 게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선거판을 ‘축제’화하고 무조건 자신들의 얘기 외에는 ‘네거티브’로 몰아가 믿지 말라는 것이 오늘날 좌파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파는 이런 사이버전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심지어 대한항공 같은 국적기 기장이 노골적으로 친북행위를 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누구하나 제대로 말을 못하고 있다. 연예인들조차 우파라고 말하는 이가 별로 없고 심현섭씨처럼 오랫동안 연예활동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소문으로는 진흥원의 컨텐츠를 제안하는 이나 심사하는 이, 영화계나 방송계의 실무진들, 벤처기업 및 연구개발직들의 대다수가 이른바 ‘강남좌파’라는 것이다.

안철수씨가 박원순씨를 지원한다고 한 마디만 해도 주가는 크게 뛰었다. 우스갯소리로 좌파에게 ‘공작금’을 북한이 내려 보낼 여력이 안 되자 그들이 고시공부해서 판검사 되고 경찰대학가고 군 장교 되고 공무원을 하는 것에서 이제는 기업을 키워서 자금을 자체 조달하는 빨치산 방식을 체택 한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좌파는 부지런히 돈을 벌어 운동하고 시민단체 만들어 불법모금 하는데 우파들은 자금력이나 조직력에서 힘에 부치고 젊은이들의 인기도 못 얻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또한 ‘우파’에는 ‘스타’도 없다. 그러다보니 김동길 교수같이 젊은이들의 정신사상을 개혁할 인물도 적다는 것도 문제다. 조국, 유시민, 진중권, 김어준 같은 선동가가 우파에겐 없다. 그러니 ‘네거티브’를 해도 거짓을 해명하고 설득할 ‘입’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의 한복판에 있다. 앞으로 어떤 네거티브가 저들의 ‘입’을 통해 전달될지를 생각하면 아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