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11일 국회에서 부결된 배경을 둘러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 체포동의안은 통과됐지만, 정 의원 체포동의안은 압도적으로 부결됐다. 271명 중 찬성은 74표였지만, 반대는 두 배가 넘는 156표에 달했다. 기권(31표)과 무효(10표)까지 합치면 정 의원 체포 반대여론은 197표로 압도적이다. 민주통합당 일부 의원도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선 의원과 정두언 의원은 상황이 다르다. 체포동의안이 처리된 박주선 의원은 1심에서 징역 2년의 유죄 판결을 이미 받았다. 정 의원은 아직 혐의가 입증된 바 없다. 새누리당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1심 판결이 끝난 상황에서 형 집행을 위해 체포동의안을 올리는 것이지만, 정 의원은 검찰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구인하는 과정에서 체포동의를 요구한 것이라서 차이가 있다"고 했다. 

혐의도 입증되지 않았는데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켜준다면 향후 정치권이 검찰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정두언 구하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정 의원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킨다면 향후 자신들도 체포동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또 정두언 의원이 억울함을 적극 호소한 점도 당내 소장파와 '반 원내지도부' 초선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정치적 보복인데, (체포동의안을) 원내대표가 밀어붙인 것"이라고 했다.

저축은행 사건 자체가 여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야당 정치인들의 이름이 불거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당장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저축은행 문제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만약 정 의원 체포동의안이 처리됐다면 박 원내대표의 처지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은 이 같은 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의 한 의원은 " '정치검찰'의 구색 맞추기 수사라는 걸 누구나 다 알았던 거 아니냐"고 했다.

정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저의 진정성을 믿어준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시련을 저의 정치활동 전반에 대해 되돌아보는 성찰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불체포 특권이 있고 현행범이 아닌 한 회기 중에는 체포당하지 않는다. 다만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상정 되었을 때 국회의원 재석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체포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국회의원을 함부로 체포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정두언 의원의 경우는 체포영장이 발부 되지 않았고 본인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동료의원은 이에 동정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보다는 국민의 법 감정과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가치를 인식해야한다"며 가결을 요청했으나 오히려 많은 의원들이 정의원의 손을 들어주었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두언 의원은 국회 회기 중임에도 검찰 소환에 즉각 응했다”며 “현재 정 의원은 검찰의 기소 내용을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데 체포동의안이 처리되면 국회가 영장 실질 심사전에 피의 사실을 인정해주는 꼴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국회의 이름으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법원의 영장 실질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