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한류열풍’이 새로운 차원을 넘었다는 평가다. 한국어로 된 가사에다가 한국적인 ‘말춤’(원래 이 말춤은 1990년대 한국에서 유행하던 춤에서 유래됐다)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인들이 패러디 대열에 합류했고 어느새 미국 대선 후보인 롬니와 오바마 대통령까지 등장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특히 싸이의 이같은 성공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3가지 정도의 시사점을 주고 있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컨텐츠 이용(유튜브 등) ▲글로벌시대에 걸 맞는 영어구사 ▲저작권이라는 족쇄를 과감히 풀어 누구나 즐길 수 있게 함 등이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은 아주 단시간에 이뤄졌다. 특히 유튜브라는 공간을 통해서 빠르게 전 세계가 동일 시간대에 인터넷을 통해 컨텐츠를 공유했다. 전 세계 생중계도 어럽지 않았고 지구촌 곳곳을 인터넷 앞으로 불러내고 함께 웃으며 춤을 추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또한 싸이 스스로 미국 유학을 통해 다져진 영어회화 실력을 통해 영어권 방송에서도 ‘소통’이 자유스러웠다. 뿐만 아니라 국제화 시대에 어울리게 그는 다른 팝 아티스트들처럼 까다롭게 저작권을 풀지 않고 누구나 패러디할 수 있도록 규제도 풀었다.

9월 중순 열린 한인회 주최 ‘코러스 축제’를 통해 한류 열풍을 실감했다는 김명호 축제위원장(워싱턴지구한인연합회)은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DC스타일 플래시몹에 2천여명이 참여했다. 이 중 한국말을 못하는 외국인이 절반이었다”면서 “역대 코러스 축제 중 타민족이 가장 많이 참여했다. 타민족 방문율이 기존 20% 안팎에서 올해 50%를 크게 웃돌았다”고 했다. 올해 한인 축제에는 미국인 홍보 그룹 ‘Meet Up’이 결성돼 홍보했는데, 이 그룹에 추후 한인 사회에 관심 있는 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일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지가 총 3번에 걸쳐 코러스 축제를 다루는 등 현지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한류열풍이 비단 싸이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가수 겸 배우 장근석은 일본 오리콘 위클리에서 선전하고 있고 교계에서는 별로 환영받지 못하고 있지만 김기덕 감독은 영화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한류시대’가 열린 셈이다.

‘한류’라는 말은 원래 1999년 중국에서 붙여준 애칭이다. 1992년 중국과 대한민국이 수교를 했으니 문화로 중국대륙을 불과 7년여만에 정복한 셈이 됐다. 드라마 질투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사랑이 뭐길래’의 경우 4.3%라는 중국에서는 외화 사상 가장 경이로운 시청율이 기록됐다.

물론 1980년대에도 한류는 있었다. 일본을 강타한 ‘가왕’ 조용필의 경우가 그러한데 지금도 그의 전설적인 일본열도 강타는 전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한류를 통해 대한민국과 한국문화를 알게 되고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접하면서 관광을 오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한류열풍 덕분에 전 세계 한인회는 신바람이 났고 한동안 국제결혼 등을 통해서 실추됐던 한국의 국격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교계가 이러한 한류열풍을 주목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남미의 오지나 동남아시아 지역의 전기상황이 열악한 미얀마(하루 5시간 정도 텔레비전 방송)까지도 한국 드라마가 프라임 타임에 방영되고 심지어 이란 같은 무슬림 국가에서까지 전파를 타는 시대에 단순히 교계가 ‘세상문화’란 이유로 한류를 터부시 할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주 기독교계가 한인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이기는 하나, 지나친 세상 문화 추종이 교회 문화로 자리 잡지 않도록 경계하는 모습도 있다고 한다.

세상의 경건치 못한 문화가 아닌 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으로도 얼마든지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견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견해는 이 열풍이 세상에 흩어져 있는 디아스포라 한국인을 통한 복음 전파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선용케 하시려는 하나님의 선하신 의도와 목적하심이 있음을 생각하게 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한인 선교사들이 목숨을 걸고 낯선 타지에서 선교사역을 묵묵히 감당하고 있다. 특히 무슬림 권에서는 이들의 호전적인 성향 때문에 항상 죽음의 위협에 직면해 순교각오가 아니면 섬길 수 없다. 이들에게 ‘한류’는 아주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다.

단순히 현지에서 집회를 진행하기 보다는 ‘한류’와 관련된 스타, 음식, 의복, 문화, 영화 등 다양한 컨텐츠를 함께 제시하여 현지인들의 마음을 먼저 사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류스타 최지우 씨는 일본에서 ‘자우히메’로 불릴 만큼 펜이 많은 한류스타다. 그가 일본의 젊은이들 앞에서 간증도 하고 찬양도 함으로써 얻어지는 파급효과는 대단한 것이었다. 마치 월남전 때 공연 간 한국의 가수나 코미디언들처럼 현지 선교사들도 덩달아 신이 났을 터이다.

물론 세상의 세속문화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자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한류가 전도의 한 축을 담당 할 수 있다는 점은 부인 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현지인들과 최초의 접속점을 한류로 했을 때 가장 자연스러운 재결합이 가능할 터이기 때문이다. 선교사들에게는 현지인들과 친밀해지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다. 이를 위해서 한류를 이용한다면 분명히 그들의 마음의 장벽도 쉽게 무너지게 되지 않을까? 한류열풍이 전 세계를 ‘성령스타일’로 바꾸는 시대가 올 것을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