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시절 통일부장관을 지낸 강인덕 전 장관이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이라면서 “이럴 때에도 교회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6일 서울 영락교회 북한선교학교에 강사로 나선 그는 “남북관계가 나빠질수록 북한은 민간에 접촉을 해올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을 돕는 민간자원의 60% 이상이 개신교에서 나온 것임을 감안할 때, 북한 선교에 있어서 큰 기회가 될 거라는 설명이다.

이어 강 전 장관은 “1996~7년 북한에서 큰 홍수가 났을 때, 김정일은 옥수수를 사서 굶어죽는 사람을 살릴 수 있었음에도 그 돈으로 핵개발을 했다”면서 “300만을 굶어죽인 그는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김정일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은 구제의 대상”이라며 인도적 의료지원은 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통일이 될 때까지 식량 지원은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은 “나는 통일이 우리가 생각하는 민족복음화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며 “통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민족복음화가 목적이다”라면서 “북한을 위한 모든 지원은 민족복음화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천안함 사건 등에 의해서 쏟아져 나오는 일부 보수인사들의 강경발언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사람들은 최근에 ‘그 새끼들 때려 죽이지’라며 강경발언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건 전략이 아니다. 때려서 무너진다고 치자, 그 후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무력도발이나 전쟁의 상황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로 어려워질 것이란 걸 알아야 한다.”

이어 강 전 장관은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무작정 들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면서 “상황 상황에 맞게 융통성을 갖고 선교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칫 선교사들이 스파이로 몰려 정치수용소에 갇힐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을 대상으로 선교를 할 때 말씀을 전하고, 식량을 지원하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먼저이지 교회부터 세우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며 “식량과 병원 문제부터 해결하고 교회는 그 옆에 조그맣게 짓자”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와 북한의 관계가 좋지 않다고 해서, 교회의 인도적 지원을 끊을 필요는 없다면서 “인도적 지원은 한 번 끊어지만 다시 가기가 어렵다”며 “선교의 길을 끊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여러 융통성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찰 5만달러를 가져오면 북한에 올 수 있게 해준다는 요구에 우리나라 목사들이 그곳에 많이 간다”며 “이 돈을 북한은 마음대로 조정한다”고 말했다. 큰 교회는 교회끼리, 작은 교회는 교단별로, 파이를 키워서 북쪽과 교섭해야 이런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제는 민간에서도 파이를 키워서 북한의 중앙당과 직접 교섭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우리가 지원한 식량들이나 공장들이 정의와 공익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지 살필 수 있는 위치가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강 전장관은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언급하며 “20일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보고서가 나온다고 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있어도 그것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하며, 대북선교의 끈을 놓지 말라고 요구했다. (뉴스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