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화평교회(담임 김병훈 목사)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발표회에서는 ‘새해의 소망과 기도’라는 주제로 허문영 평화한국 대표, 김영한 숭실대 교수, 김성영 성결대 전 총장이 발표했다.

먼저 허문영 대표는 “21세기의 통일한국이 피스메이커가 되어 패권과 정복의 시대를 넘어 평화와 섬김의 한국을 만드는 데에 한국교회가 먼저 실천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며 민족분단을 극복하자는 뜻을 전했다.

특히 올해가 민족이 분단된 지 60년이 되는 해라는 것을 언급하며 “분단 70년을 넘기지 않도록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노력해보자”고 제안했다. 한반도의 민족분단을 1945년 국토분단, 1948년 체제분단, 1953년 심정분단으로 이뤄진 3중적 분단이라고 분석한 허 대표는 “신앙적 이유와 국제적 이유에서 70년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앙적 이유에 대해서 그는 ‘바벨론 포로생활 70년 해방의 상징성’을 들었다. 이스라엘의 우상숭배가 그들을 포로생활로 이끌었듯이, 우리 민족도 기독인의 우상숭배 때문에 분단의 사회를 살고 있다는 것. 이를 위해 “국토분단 70년이 되는 2015년까지는 남북한 국민이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는 정도의 통일을 이루도록 종교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2025년 중국은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과 군사강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이 동아시아의 패권을 노리고 미국에게 경제, 군사적으로 도전하기 전에 남북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이루지 못하면, 양대 초강국의 대결구도 속에 한반도는 또다시 함몰되어 버릴 것이라는 게 허 대표의 분석이다.

허 대표는 이를 위해서 극단주의와 양분법적 태도를 극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족의 통일을 위해서는 다양성 속에 통일성을 모색하고, 관용과 공존의 발상에 기초해야 하는데,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는 평화를 깬다고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서 “교회는 성경적 무지개 정신을 발양하면 좋겠다”며 “다양성속에 통일성을 지향하는 관용과 공존의 철학에 기초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어 발표한 숭실대 김영한 교수는 “한국교회가 신앙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2013년 WCC 총회유치를 염두한 것으로 “기독교적인 축제가 종교 혼합이나 종교다원주의 정신에 의해 주도되어 기독교의 정체성을 상실한채 양적이고 화려한 모임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속내를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지난해 전국장로회연합회가 NCCK에 대해서 종교혼합 내지 종교다원주의라고 문제삼은 주장을 비중있게 소개하면서 “한국의 복음주의 교회들은 이들의 신앙선언에 찬성하면서 한국의 교회연합기관이 성경적인 신앙을 갖도록 조정과 감시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성영 전 총장은 ‘칼빈이 통찰한 야곱의 밤과 아침’이란 부제로 발표했다. “성경에서 새해 아침을 연상하게 하는 사건은 바로 야곱이 맞이한 얍복강가의 밤기도와 브니엘의 아침 기도”라는 그는 “우리들도 브니엘의 아침을 맞이한 이스라엘처럼 하나님의 영광이 빛나는 새해를 맞이해야 하겠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또 “한국교회가 야곱의 기도에서 이스라엘의 기도로 성화되어야 한다”면서 “나 하나, 내 교회에 집착하는 기도의 지경을 넓혀 구원을 기다리는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기도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의 기도로 발표를 마쳤다.

마지막으로 논찬을 맡은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는 “세 분의 발제를 들으니 예수님의 잃은 양 한 마리 비유가 떠오른다”며 “99마리의 양과 한 마리양이 대립하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100마리가 되어야 온전해 지는 것”이니 한국 사회와 교회가 상생의 비전을 갖고 새해를 맞이하자는 뜻을 전했다.